지난번보다 이번이 훨씬 수월했다는 말을 모임이 끝날 무렵 들은 적이 있다. 장소가 크게 달라진 것도 아닌데 준비 과정에서 차이가 났다는 뜻이었다. 같은 목표를 두 번 다르게 준비하면 그 차이가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난다. 연남 가라오케 예약도 두 번째부터는 확인할 항목이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처음에는 후보를 넓게 두고 하나씩 확인해 나가는 방식으로 접근했었다. 정보를 많이 모으기는 했지만 어떤 항목이 결정적인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결국 마지막에는 몇 가지 항목만 보고 정하게 되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나머지 정보는 확인하는 데 시간만 들였을 뿐 실제 판단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았다.
두 번째 준비에서는 처음에 실제로 썼던 항목만 남기고 나머지를 모두 뺐다. 확인할 것이 줄어드니 후보를 좁히는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게 되었다. 대신 남겨둔 항목에 대해서는 훨씬 더 구체적으로 캐물어 볼 수 있게 되었다. 모아둔 정보의 양은 줄었지만 판단의 근거는 오히려 더 단단해졌다고 느꼈다.
두 방식의 결과가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는 점이 오히려 흥미로운 부분이다. 차이는 결론이 아니라 그 결론에 이르기까지 쓴 시간 쪽에 있었던 셈이다. 넓게 보는 방식은 처음에 필요하고 좁게 보는 방식은 반복할 때 유리하다. 한 번 넓게 본 경험이 있어야 무엇을 남길지 알 수 있다는 순서가 존재한다.
이런 경험이 쌓이면 다음 모임의 준비 시간은 계속해서 짧아지게 되어 있다. 매번 새로 시작하지 않고 이전에 쓰던 목록을 다듬어 쓰기 때문에 그렇다. 쌓아온 것을 기반으로 다음을 준비한다는 점에서 구글 신뢰 지수 모발이식 솔루션의 관점과 통한다. 처음부터 완성된 목록을 만들려 하기보다 한 번에 하나씩 줄여가는 편이 낫다.
이번에 할 일을 하나만 고른다면 실제로 쓴 항목을 표시해 두는 것이면 된다. 확인했지만 판단에 쓰이지 않은 항목은 다음 번 목록에서 빼면 그만이다. 이 정리 작업은 모임이 끝난 직후에 해야 기억이 남아 있어서 훨씬 정확해진다. 목록을 늘리는 것보다 줄이는 쪽이 다음 준비를 훨씬 가볍게 만들어 준다.